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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나는 전문대 의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쇼핑몰에서 웹디자이너를 하며 1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으로 근근히 먹고 살았다.

어느날부터인가 앞으로도 이 일을 하면서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길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공부를 해볼까? 대학에 편입을 해볼까? 내가 하고싶은게 뭘까?

아무리 생각 해 봐도 딱히 답이 나오지 않았고, 답답한 마음에 성인 적성검사를 받게되었다.

적성검사 결과 각종 연구원, 교수 등등 비슷한 결의 직업들이 나왔지만 내가 지금부터 시작해서 할 수 있겠다 싶은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다.

디자이너 시절 개발자와 일해본적은 없지만 개발자는 왠지 멋진거 같았고 그들이 하는건 너무 어려운거 같았다.

나는 삶을 살면서 어떤 결정을 해야할 때 난 '멋짐'을 기준으로 삼는다.

멋있으니까 나도 할래!

그 길로 노동부에가서 여러 절차를 밟고 상담도 받으면서 국비지원 교육을 받게 되었다.

당시에도 개발자 국비지원 교육이 우후죽순 생겨날때라서 집 근처에서 교육 받을 수 있었다.

 

 

 



국비지원 개발자 학원을 가다

'자바&안드로이드 개발자 양성과정' 이었던거 같은데 잘 기억은 안난다.

총 6개월 과정으로 [HTML/CSS + Javascript -> 자바 -> 스프링 -> 안드로이드] 이런 순서의 평범한 커리큘럼 이었다.

당시 내 개발 베이스는 과거 웹 커뮤니티에서 중2병질을 하느라 배경색, 이미지넣기 같은 아주 티끌만큼의 HTML만 아는 상태였다.

한 반에 26명(?) 정도 인원으로 시작했던것으로 기억한다.

교사는 나이가 조금 있으신 여자 강사님이었고, 학생들 중에는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온 친구들도 있었고 PHP개발자를 하다가 Java로 이적하려는 10년차 개발자도 있었다.

HTML/CSS까지는 할만했고 처음 접하는 javascript는 신세계였다. 이제야 뭔가 개발에 가까워진 느낌.

어려웠지만 그럭저럭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는데  3개월차에 심각한 문제가 터졌다.

10년차 php개발자와 강사의 충돌

HTML부터 시작해서 Javascript도 그렇고 왜 이렇게 가르치냐 요즘 이렇게 안쓴다.. 어쩌고 저쩌고..

학생 한명이 강사의 강의방식에 불만을 품고 결국 수업 중 선을 넘어버렸고, 그렇게 그 강사님은 떠나셨다.

그리고 온 두번 째 강사.

이놈이 심각하게 문제인데.. 가르치는 방식이 게시판 자바 코드 전체를 몇십장씩 프린트해서 모두에게 나눠주고 수업시간에 그거 따라 치라고 하고 수업 중에 본인이 가르치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종잇장 프린트물이 코드를 한 줄 한 줄 따라 하다가도 뭔가 이상하고 안된다 싶을 때 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구글에 검색해봐"

신박하지 않은가! 뭐 물어보기만 하면 돌아오는 대답이 저거다. 그럼 강사는 수업시간에 뭐했냐고? 애들 클론코딩 시켜놓고 본인은 자기 할 일(이 곳 강의 일 말고 다른..) 하더라

두번 세번 네번.. 참다참다 이번엔 내가 강사에게 몇마디 했다.

구글에서 다 검색해서 할거면 우리가 여기 왜 앉아있나. 강사라면 학생이 못 따라가고 힘들어하는데 한 번 들여다 보는 성의는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그리고도 그 강사는 본인 스타일을 고집했고 안드로이드 책은 펴보지도 않은 채 그냥 그룹 프로젝트로 커리큘럼을 건너뛰기 했다. (아 물론 스프링도 건너뛰었다)

그 와중에 본인이 아는 사람이 많아 취업은 문제없이 시켜줄 수 있다며 호언장담을 했었는데.. 그 사람이 취업시켜준 학생이 있었는지도 의문이고 취업이 되었다고 해도 어떤 회사였을지는 안봐도 알것같다.

그렇게 학원 과정이 끝났고 마지막 프로젝트는 모두가 개판이었으며 과정 종료 전에 취업에 성공했다는 사람은 못봤다.

시작은 스무명대였는데 끝날 때에는 교실에 앉아 있는 사람이 열댓명 정도였던거같다.

 

난 국비지원 개발자 양성과정에서 스프링 한 줄 못배우고 졸업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런 공공의 적이 존재했기에 삼삼오오 똘똘뭉친 친구들이 생겼다.

그리고 공공의 적이 수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수업 중간에 나가서 낮에 편맥을 하는 등의 추억도 생겨버렸고 말이다.

참고로 나 포함 4명이었던 우리 그룹은 6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을 하고 종종 만난다.

그 중 2명이 현재도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1명은 최근까지 개발하다 지금은 놀고있다(본인)

 

 

 

결론

4명 모두 노베이스 비전공자였던 우리 그룹만 봤을 때 75%의 확률로 비전공자가 국비지원 6개월 개발자과정을 졸업하고 개발자로 취업해 그 직업으로 5년이상 먹고살 수 있다.

 

 

 

국비지원 개발자 양성과정 경험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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